나의 서재/삶:경쟁의법칙

이 시대의 최고경영자 3.0CEO 4- 기업과 개인의 대응전략

3.0CEO 2007. 1. 29. 17:00

이런 환경에서 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우리는 두 종류의 기업형태를 상상해 볼 수 있다. 대단위 설비를 보유하고 있거나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거대기업이 그 하나다. 그들은 이미 확보한 자산덕분에 생존과 성장을 위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한 셈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다른 선수들이 그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또 하나는 그들의 네트워크에 들어가거나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 그 중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활동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서 살아남는 기업은 작은 부분이라도 자신의 전문성 또는 핵심역량이 확실한 기업들일 것이다. 정리하면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의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네트워크를 꽉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핵심역량이란 무엇인가? 미시간 대학 비즈니스 스쿨의 해멀(Gary Hamel)과 프라할라드(C.K. Prahalad) 는 “핵심역량이란 가치를 창출(Value Creation)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차별화 (Distinctive & Superior)된 것이고, 확장력(Leverageable to other businesses)이 있어야 하며, 복사가 불가능(Scarce & Difficult to Imitate)한 것이라야 한다”고 말한다. 이 핵심역량을 개인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다. 단순히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남들이 따라 하기가 어려우며 다른 분야에 가서도 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종류의 것이라야 진정한 개인의 핵심역량이 된다는 말이다. 기업에 있어서 이와 같은 힘은 매우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것이다. 따라서 이런 핵심능력은 기존의 사업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관련사업에서도 경쟁력이 된다.

 

세계적인 기업에서 핵심역량을 찾아보자. 제너럴 일렉트릭(GE)은 극도로 다각화된 사업분야를 관리해 오면서 그 관리능력을 자신의 핵심역량으로 만들었다. 반면에 P&G는 수많은 브랜드를 성공적을 이끌고 가는 능력이 있다. 코카콜라는 자사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핵심역량이다. 이밖에 월트 디즈니(Walt Disney)는 고객 서비스가, UPS, 페더럴 익스프레스와 월마트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이 핵심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혼다(Honda)는 엔진관련 기술, 도요타(Toyota)는 생산의 효율성, 소니(Sony)는 소형화 기술을, 캐논(Canon)은 정밀기계기술과 광학기술이라는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디자인이 핵심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토마스 프리드만(Thomas L. Friedman)의 『세계는 평평하다- The World is flat, 2005』에는 UPS의 사례가 나온다. UPS는 세계적인 소포 배달업체다. 그리고 UPS의 핵심역량은 전세계에 확보되어 있는 최신 물류 시스템이다. 프리드만은 UPS의 핵심역량을 공급사슬관리 능력에서 찾는다. 결국은 마찬가지 이야기이기는 하다. 여하튼 이 핵심역량을 가지고 UPS는 자신의 사업이 아닌 도시바의 노트북 수리로 새로운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이를 프리드만은 아웃소싱에 대비하여 ‘인 소싱(In-sourcing)’이라고 부른다. UPS는 고객이 의뢰하는 고장 난 노트북을 제조회사로 가져다 주고, 수리가 완료된 물건을 다시 고객에게 전달하면 된다. 그것이 원래의 비즈니스 목적이다. 그러나, UPS는 회사 내에 노트북 AS팀을 새롭게 창설하여 수리를 의뢰한 노트북을 수령하고 자체적으로 수리한 뒤 다시 고객에게 배송하는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서비스가 더 빨라지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다. UPS가 하는 일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포드 자동차가 공장에서 딜러까지 새로 출고된 차를 배송하는 데 한달 이상 걸렸다고 한다. 포드의 배송 시스템이 낙후되었기 때문이다. 포드는 스스로 시스템을 새로 만들기 보다는 UPS의 물류시스템을 활용하기로 하였다. 이제 UPS는 포드공장에서 생산된 신차에 바코드를 붙여서 신차의 이동경로를 추적하여 딜러에게 알려주고 있다. 포드는 UPS의 도움으로 운송시간을 약 40%인 10일이나 줄였다고 한다.

 

성공적인 기업들이 이 시대에 하고 있는 일 또 하나는 네트워크를 통한 코마케팅 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한 경쟁력 강화다. 예를 들어보자.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세계 최대 서점인 반즈 앤 노블(BARNES & NOBLE)과 제휴, 미국 서점 내 커피 전문점을 입점시켰다고 한다. 휴렛 패커드와도 2,500 여 개 스타벅스 커피매장에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등 활발한 공동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스타벅스는 미시경제학의 수요와 공급에 있어 가격민감도 뿐 아니라, 미래의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마케팅의 중요성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스타벅스의 이런 시도는 우리나라에까지 펼쳐지고 있다. 일종의 학습효과다. 스타벅스는 삼성전자의 전국 대형 매장 내에 상호 복합매장을 설치키로 하였다고 한다. 이 공간은 제품만 판매하던 기존 매장과 달리 문화와 휴식을 함께 취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라는 특징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것을 샵인샵(Shop in Shop)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사실 이런 현상은 1970년대부터 있어 왔다. 소니의 베타와 마쓰시타의 VHS가 그것이다. 이 시대에 맞는 기업전략은 단 두 단어로 압축된다. 핵심역량에의 집중과 네트워크의 확장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개인이 가져야 하는 덕목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개인 역시 기업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핵심역량을 개발하는 일이다. 핵심역량의 근본은 역시 지식이다.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업데이트 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시대에는 전문성만으로는 부족하다. 네트워크에 속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효율적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사람을 관리하고 의사결정이 빠르고 결제 잘하는 사람이 성공하던 시대가 지나버렸다. 네트워크에 속한 사람들과 협의하고 공동으로 일하려면 그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자유롭고 효과적이어야 한다. 자신의 전문적 지식 이외에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한때 전문성이 강조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그 전문성 역시 아직도 강조되지만, 다른 분야의 지식을 획득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그 많고도 많은 지식을 모두 어떻게 습득하고 또 기억하고 있을 수 있을까? 그 방법으로 지식의 체계화와 단순화를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강점을 유지하고 지향하는 최고경영자를 3.0CEO라고 부른다. 이 CEO는 제 3의 물결, 정보화 사회와 토마스 프리드만의 세계화 3.0시대에 어울리는 CEO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들의 분류처럼 우리도 CEO에게 숫자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성실함으로 무장되었던 CEO는 1.0CEO 그리고 통제와 관리능력을 발휘하던 CEO는 2.0CEO라고 부를 만하다. 그리고 앞으로는 감성적이고 더 영적인 CEO가 필요한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들은 4.0CEO라고 불릴지도 모른다.

 

우리의 3.0CEO를 다시 정의해 보자.

3.0CEO는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가는 자기쇄신을 계속하고, 복잡함 속에서 단순함을 유지하고, 네트워크의 다른 구성원과 함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최고 경영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