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삶:경쟁의법칙

이 시대의 최고경영자 3.0CEO 3- 지식사회

3.0CEO 2007. 1. 29. 16:49

3.0CEO

경영학이란 것도 경쟁이 심하고 복잡한 사회생활이라는 게임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담고 있다. 흔히 경영학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경영학을 전문가들이 공부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생각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가 더 어려워 진다. 사실은 경영학의 내용이 상식선에서 얼마던지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학이라는 독립된 학문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여기저기에서 정립된 지식을 경영에 필요한 것을 골라 놓은 것이다. 경영학에는 인사관리, 재무관리, 마케팅, 생산관리 등 다양한 지식의 합으로 이루어 져있다. 단일의 체계를 가지고 있는 학문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여하튼 이런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사람들을 나는 3.0CEO라고 부른다. 그냥 막무가내로 지어준 이름은 아니다. 3.0CEO는 이 시대에 적합한 사람들이다. 반드시 기업의 최고경영자일 필요는 없다. 우리 모두는 기업, 단체, 가정, 모임 또는 자신을 관리하고 책임져야 할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왜 이 시대에 맞는 최고경영자를 3.0CEO라고 이름하였을까? 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 시대의 특징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시대의 성격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개략적으로라도 역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대적 구분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우리의 3.0CEO의 경영학에는 역사와 미래를 포함하고 있다.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은 그의 저서『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 1987』에서 그야말로 다음과 같이 간단히(Brief) 우리의 현재와 역사를 정리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이제 겨우 3백만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대우주의 역사를 1년으로 축소할 때, 우리의 은하계가 혼돈 속에서 자취를 나타낸 것이 5월 1일경이며, 지구는 학생들의 가을 학기가 시작하는 9월 1일에 생겨난다. 한때 이 지구상을 주름 잡았던 공룡들은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에 나타나고, 12월 31일 밤 11시 55분 58초에 망하게 되며, 르네상스란 문화사상 큰 사건은 11시 59분 59초에 일어난다. 우리들의 역사란 정말로 마지막 1초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며, 대우주의 장엄한 역사에 견주어 볼 때, 정말로 하잘 것 없고 스쳐 지나가는 일순간에 불과한 것이다. "  

 

스티븐 호킹의 역사관에서 이야기하는 인간의 역사는 2초에 불과한 셈이다. 우리는 그 2초를 좀더 정밀하게 분해(?)하면서도 단순화하기 위해 하나의 표를 만들어 보자.

 

년도 1만년 18세기 19세기~20세기 21세기 초반
앨빈 토플러 농업혁명-제1의 물결 산업혁명-제 2의 물결 정보화 혁명-제 3의 물결
드러커 제품지식 작업지식 지식에 지식을 적용-지혜
토마스 프리드만 세계화 1.0 시대 세계화 2.0시대 세계화 3.0시대
드러커 문자(5000년 전) 인쇄술(500년 전) 컴퓨터(50년 전), 인터넷
부의 창출 원천 토지 공장, 에너지 지식
권력의 이동 국가 기업 개인
 기업의 대응전략   생산성   네트워크, 핵심역량 
 개인의 대응전략     전문성   네트워크, 핵심역량 
 

 

3의 물결이란 말은 앨빈 토플러의 작품이다. 앨빈 토플러가 말하는 물결(Wave)란 일종의 혁명을 의미한다. 인류는 지금까지 대혁명의 물결을 두 번 경험했다. ‘제1의 물결’은 약 1만년 전에 시작된 농업혁명이다. 이것은 인류 최초의 문명을 가져온 농업기술의 혁신이 만든 물결이다. 지금에 와서 농사를 혁명이라 할 수 없겠지만 당시에는 혁명이라 할만했을 것이다. 이 농업혁명이 확산되면서 수렵 민족은 농경민족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농업혁명의 시기에 가장 중요한 자산은 토지였다. 이 시기 인류는 날이 새면 밭에 나가 일을 하고 날이 저물면 집으로 돌아오는, 그런 생활을 영위했다. ‘제2의 물결’은 바로 산업혁명을 말한다. ‘제1의 물결’이 어민이나 사냥꾼을 농민으로 바꾸어 놓은 것처럼 ‘제2의 물결’은 농민을 공장 근로자로 바꾸어 놓았다. ‘제2의 물결’에 있어서는 공장을 돌릴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했다. 석탄, 천연가스, 석유 등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공장은 점차 한곳으로 집결되었고 이로 인해 대도시가 형성되었다.

 

피터 드러커는 `지식의 적용 형태`에 따라 이 ‘제 2의 물결’을 둘로 구분한다. 하나는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의 산업혁명의 시대로 지식을 작업과정, 도구, 제조공정, 제품에 적용한 시대이다. 두 번째는 1880년경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의 생산성혁명의 시대로 지식을 작업에 적용한 시대이다. 그로 인해 ‘제2의 물결’하에서는 모든 것이 규격화되기 시작하였다. 공업 제품뿐만 아니라 일이나 사고방식, 그리고 말하는 방법까지도 규격이 중요했다. 유럽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세계로 퍼져가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류의 삶의 방식이 규격화 되어갔다는 것이다. 교육도 예외가 아니었다. 교육 또한 규격화된 인재를 양산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제2의 물결’은 우리에게 물질적 풍요와 함께 규격화된 사회체제를 제공하였다.  

 

정보혁명을 바탕으로 한 ‘제3의 물결’이 인류의 삶을 다시 한번 바꾸어 놓고 있다. 피터 드러커의  `지식의 적용 형태’에 따른 구분에 의하면 이 시대는 경영혁명의 시대로 지식을 지식에 적용하는 시대이다. 그리고 이 시대를 탈산업화 시대라고 부른다. 지식사회라는 말은 1962년 다니엘 벨이 처음 소개하였다고 한다. 벨은 공산주의의 붕괴를 전망한 그 사람이다. 그의 저서 『후기산업사회』에서 탈산업사회와 같은 뜻으로 정보사회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는 연구개발과 관련된 이론적 지식이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며, 국민총생산이나 고용에서 차지하는 지식 분야의 비중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탈산업사회를 지식사회로 파악하였다. 1980년대 이후부터 벨은 '탈산업사회'라는 말 대신에 '정보사회'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탈산업사회, 지식사회, 정보사회라는 말은 그 지칭하는 내용이 겹치거나 동일한 의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식사회는 사실 정보사회에 의해 가속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정보사회는 컴퓨터에서 인터넷으로 발전하는 기술에 의해 확산되었다. 20세기 인간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기술발전으로 흔히 철도와 고속도로, 전화 및 텔레비전이 꼽힌다. 특히 미국의 주와 주를 잇는 고속도로인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 같은 도로는 산업사회의 번영을 위한 젖줄이었다. 이제 21세기적 부(富)라고 일컫는 지식과 정보는 데이터와 영상이미지, 음향, 그래픽 등 디지털 부호가 되어 인터넷을 질주하고 있다. 그리고 20세기 고속도로가 그러했듯 인터넷은 21세기 인간의 삶에 또 하나의 혁명을 만들어 내고 있다.

 

여기서 이 시대의 특징을 정리해 보자.

 

정보화 혁명에서의 키워드는 물론 정보와 지식이다. 공장과 토지가 아니라 정보와 지식이 부를 만들어 내는 원천이다. 다시 말해 정보화 사회의 자산은 지식이다.

 

권력은 국가에서 기업으로 그리고 개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이 말은 토마스 프리드만의 세계화의 구분과도 일치한다. 초기 세계화는 국가의 힘으로 이루어 졌다. 신대륙을 개척하여 새로운 시장과 식민지를 만들려는 노력에 의해 세상은 점차 가까워 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제로 세상이 좁아지기 시작한 것은 기업들의 노력이다. 서로 좋은 물건을 만들고 시장을 넓히기 위해 죽자 사자 뛰어다니면서 세상을 좁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21세기 들어서는 한 사람의 개인도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인터넷 덕분이기는 하다.

 

이 인터넷 덕분에 정보의 공유와 확산은 거의 실시간에 이루어지며 지역적 인종적 국가간 장벽이 없는 듯하다. 이런 환경이 만들어 내는 특징이 무한경쟁이다. 수확체증이라는 경제법칙이 작동하면서 앞서가는 사람이나 기업이 독식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독점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