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情/개인사情

나의 성장을 방해하는 오적

3.0CEO 2007. 7. 9. 12:22

1905 11,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빼앗기 위하여 강제로 맺은 조약이 을사조약이다. 을사조약은 다섯 조문으로 되어있고 이 오조약에 찬동한 사람이 공교롭게도 다섯명이다.


당시 사람들은 이 다섯 사람의 역적,  박제순(朴齊純)·이지용(李址鎔)·이근택(李根澤)·이완용(李完用)·권중현(權重顯) 5인을  오적(五賊)이라고 불렀다. 다시 말해 오적(五賊)이란 자기 나라를 훔쳐서 남에게 팔아먹은 당대의 최대 도적을 의미하였다.

 

박정희 독재시절 시인 김지하는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장성, 장관과 차관을 당대의 오적으로 간주했다.

 

어디에나 어느 시대에나 이런 오적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김지하 시인의 오적은 조금씩 모양을 바꾸면서 늘 존재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수석이었던 김태동 교수는 언론, 법조계, 땅 투기군, 환경파괴자, 공무원을 당대의 오적으로 꼽고 이들을 언도(言盜), 법도(法盜), 지도(地盜). 환도(環盜), 공도(公盜)라 부르기도 했다.

 

나에게도 이런 의견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라의 도적을 찾아내고 잡아내는 일은 큰 사람들이 하라고 하고 자신의 오적을 먼저 찾아보는 일이 내게 어울릴 듯 하다.

 

사람마다에게도 나름대로의 오적이 있을게다. 아니 그보다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찾아내어 그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우선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훔쳐가는 오적을 잡지 못하면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오적은 인간의 성장에 큰 장애가 되는 것들이라고 할만하다.

 

나의 오적을 생각해 봤다. 지난 세월에 내가 이룬 성과나 성장에 장애가 되었고 또 아직도 나의 일부를 훔쳐가는 큰 도적들 말이다.

 

첫째 도둑은 아무래도 분노와 교만이라는 놈이다. 이 도적은 늘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능력을 갈아 먹어왔다. 한번에 많은 것을 가져가는 것 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아주 조금씩 그러나 내게서 가장 많은 것을 훔쳐간 놈이다.

 

이 놈들만 없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을게다. 최소한 남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을게다. 사람과의 관계 뿐아니라 물질적 재산도 앗아간 놈이다. 으시대려고 쏟아 부은 재물도 만만치 않다. 분노로 인해 생긴 다툼으로 많은 시간을 빼앗겼다. 이 도덕을 잡기 위해 나는 야고보서 19절을 나의 119로 정해 놓고 염두에 두고 다니며 잠언의 31장을 매일 한장씩 읽고 있다.

 

둘째 도둑 담배라는 놈은 중학교 시절 슬그머니 다가와 지금까지 나의 건강과 청결함과 그리고 재물을 앗아가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에야 친구들과 장난삼아 피어�으니 그 날들을 제외하고라도 대학을 입학한 74년부터 2007년 오늘까지 이 도둑의 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날짜로 이야기 하면 일만이천이백일이 넘는다.


담배가격이 시대에 따라 변해왔지만, 오늘날의 가격으로 환산하더라도 3.000만원이 넘는 돈이다. 건강은 또 어떤가? 이놈 때문에 구멍난 옷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몸에서 나는 냄새로 안해가 가까이 하기를 꺼려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에게 있어 대도(大盜)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아직도 이 도둑을 집안에 키우고 있으니


셋째 도둑은 과음이다. 사실 술로 인해 얻어진 것도 많았다. 따라서 술 자체가 도둑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절제가 되지 않는 음주다. 내 자신이 마신 술이 아니라 술이 나를 마신다는 그 경지부터가 도둑의 세상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이 도둑은 사실 많이 줄어 들었다. 다만 아직도 늘 과음은 도둑이라고 되뇌여야 그나마 절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도 이 도둑은 내 주변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넷째 도둑은 나에게 있어 잠이다. 잠을 많이 자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수면은 또 다른 하루를 위한 충전의 시간이며 휴식의 시간이다. 잠을 푹자는 사람들이 늘 부럽다. 나에게 있어 잠은 도둑이 쏟아져 와야 자고 도둑이 달아나야 일어나는그런 것에 가깝다. 잠을 잘 수 없는 시간 무엇인가 열심히 할 수 있다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피곤한 몸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일을 한다는 것은 이미 즐거운 일이 아니다.

 

또 사람이 어떻게 자신이 편한 시간에만 일하고 사람을 만들 수 있겠는가? 억지로 잠을 청하기 위해 마냥 누워 있은 시간들도 만만치 않다. 그 시간들 대부분 휴식이나 충전이 아닌 걱정과 같은 잡생각으로 채워져 있다. 밤늦도록 잠을 못이루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보아 이 도둑 또한 나한테만 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섯째 도둑은 나에게 있어 TV. 나는 TV 중독자는 아니다. 드라마나 엔테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사람도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TV를 틀어 놓고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눈이 나빠져 저녁에 전등불 밑에서 책을 읽는 것이 점점 피곤한 일이 되면서 TV를 틀어 놓고 무엇인가 하는 일이 잦아졌다. 출장을 떠나 혼자 호텔방으로 들어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틀어 놓던 TV가 이제 습관이 되어 버린 모양이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이 도둑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제법있다. 특히 중반 이후의 남자들이 이 도둑의 기승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


TV라는 도둑은 잠이라는 도둑과 함께 다닌다. 따라서 잠이라는 도둑과 이 도둑을  조만간 함께 잡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를 위해 목적이 있는 프로그램 시청 이외에는 무조건 TV를 꺼놓으려 한다. 그리고 눈이 피곤하더라도 책을 붙잡고 있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조만간 잡아낼 생각이다.


우리의 오적은 무엇일까? 이를 한 번 고민해 보는 것이 자신의 강점을 확대하고 그곳에 집중하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자신의 성장을 위해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대상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