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경제:경제학현실에 말을 걸다

인류 역사 바꿔 놓은 6대 버블 - 경제는 복잡계

3.0CEO 2007. 5. 16. 14:03
세상은 복잡계다.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주며 관계되어져 있다. 이 복잡계는 한 두사람의 천재성에 의해 조정되거나 움직여 질 수없는 것들이다.


스스로  성장하기도 하고  몰락하기도 한다.  균형을 향해 늘 움직이지만, 간혹 그 균형에서 너무 멀어져 폭팔하기도 한다. 기상이변이 그렇고, 경제공항이 그렇다.

욕실의 샤워에서 적당한 온도의 물을 얻기 위해서는 더운물 찬물을 적당히 혼합해야 한다. 단 한번에 자신이 원하는 온도의 물을 얻기는 쉽지 않다. 더운물로 틀어 놓으면 너무 뜨거운물을 만난다. 다시 찬물쪽으로 틀으면 좀 차갑다. 그렇지만 우리는 결국 그런 조정에 의하여 샤워하기 적당한 물을 얻게 된다.

바로 바로 즉 리얼타일(Real Time)으로 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도 복잡계다.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지만 아담 스미스의 말처럼 완전경쟁시장이 그야말로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다. 시장이 파괴되기도 하고 거품이 생기도록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 거품으로 인해 많은 개인이 어려움을 당한다.

그런데....

결국은 시장 전체로 보면 그 거품은 경제에 이익이 되고 만다.

박정희 시정 넘쳐나던 유화공장시설이 그렇고 인터넷 기업의 거품도 그렇다.

이런 생각을 잘 정리해준 기사와 책이 있어 도움이 되었다. 한국의 머니투데이의 기사와 CNN의 원문기사를 남겨둔다. Bubble, bubble, toil and trouble



[머니투데이 김유림기자]

일본은 80년 중반부터 버블 경제의 그늘 속에서 잃어버린 15년을 보냈고 미국은 2002년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지면서 이후 4년 동안 침체를 겪었다. 버블 경제는 이렇게 역사적으로 깊은 시름을 남겼다.

그렇다면 버블 경제는 나쁘기만 한 걸까.

CNN머니는 15일 대니얼 그로스의 저서 '뻥! 왜 버블은 경제에 이로울까(Pop! Why bubbles are great for the economy)'를 인용해 버블의 이면에는 반드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보도했다.

CNN머니가 '미국을 만든 버블들'로 지적한 6대 버블은 '전신'과 '철도', '1920년대', '인터넷', '부동산', '대체에너지' 등이며 대체에너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버블 붕괴 과정을 겪었다.

전신과 철도는 산업 혁명의 최대 걸작이었고 인터넷은 제3의 물결을 가능케한 혁명이었다. 가장 가깝게는 최근 벤처캐피털들이 무섭게 달려들고 있는 대체에너지 산업이 인류의 미래를 바꿔줄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혁명들은 대체로 투자자들의 환상을 자극하기 마련이어서 버블 붕괴 과정도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버블 붕괴 이후 쓰라림이 아무리 크다 해도 버블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시대 자체가 버블이었던 1920년대는 주식시장 붕괴후 상처를 회복하기까지 큰 고통이 따랐지만 투자자들에게 쓰디쓴 교훈을 남겼고 금융시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

전신과 인터넷은 투자 열기 고조로 거품이 빠지는 고통의 시간을 겪긴 했지만 각각 산업화와 정보화를 가능케한 시대의 아이콘이자 첨병이다.

또 이 모든 것들 보다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놓았다는 점이다. CNN머니는 이에 대해 버블들이 인류의 '정신적 인프라(mental infrastructure)'를 혁신했다고 평가했다.

더 멀리 보아서는 1840년대 전신 버블은 오늘날 비트 경제의 초석이 됐다. 전신산업의 버블과 그 후 붕괴과정, 개선과정이 없었다면 오늘날 글로벌 경제가 어떻게 전개됐을지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전신

1840년대 초반 새뮤엘 모스가 의회에서 어떻게 정보를 먼 곳으로 보낼 수 있는지 시연한 후 미국 전역은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1846년부터 1852년까지 전신이 가능한 거리는 2000마일에서 2만3000마일로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투자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 신기술로 몰려 들어 1849년까지 전신 선로는 공급 과잉으로 이어졌고 거품은 순식간에 꺼졌다.

그러나 전신 버블로 미국에는 커뮤니케이션 혁명이 일어났다. 미국 전역이 정보를 공유했고 정보의 빠른 전달은 다른 혁신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했다. 전신은 현재 AP통신을 가능하게 만든 발명이기도 하다. 또 선을 통해 돈을 송금할 수 있게 된 것은 금융 시장의 초석을 세웠다.



◇ 철도

남북전쟁 후 미국은 철도 산업에서 다시 버블을 경험한다. 역사가인 모리 클라인이 '철도 건설의 진탕'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알 수 있듯 1880년대는 철도 건설의 시대였다. 이 시간 동안 새로 지어진 철도 선로는 7만1000마일에 달한다.

당시 철도 건설은 과잉 공급을 부추겨 1894년 결국 철로 운영사업자의 4분의 1 도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이미 건설된 철로들이 모두 걷어질 수는 없는 노릇. 대신 화물 운송 비용이 수직 하락하기 시작했고 철로는 가장 중요한 사회 간접 자본으로 급부상했다. 프록터앤드갬블(P&G)이나 코카콜라 같은 대기업들이 전국적으로 기업망을 확대할 수 있던 것도 철도 거품 덕이었다.



◇ 1920년대

1920년대는 시대 자체가 버블의 시간이었다. 주식 투자에 대한 개념이 정립돼 투자자들은 너도 나도 주식시장으로 달려 들었다. 대부분이 상투에서 주식을 샀다. 사람들은 장밋빛 환상에 도취돼 집과 자동차, 심지어 가전 제품에 이르기까지 흥청망청 써댔다.

그러나 1929년 10월 '검은 목요일'의 주식시장 붕괴와 함께 찾아온 대공황의 결과는 참담했다. 신용은 붕괴됐고 1933년까지 월가의 주요 은행과 모기지 업체들은 도산했다.

1920년대 버블 붕괴는 역사적인 뉴딜 정책을 불렀다. 루즈벨트 정부는 뉴딜 정책의 기치 아래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정립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모두 이때 생겼다.

현대적 의미의 금융자산관리 비즈니스가 생긴 것도 대공황 이후였다. 결과로 놓고 볼 때 신용(credit)이 주도하는 경제의 초석 역시 아이로니컬하게도 대공황이 만들었다. 뉴욕이 금융 중심지로 부상한 것 역시 1920년대의 아픔이 남겨준 유산이다.



사진은 세계 최대 전매회사 사장으로 이름을 날리던 아이버 크루거가 타임지 표지에 오른 모습. 그는 1929년 주식시장이 붕괴되자 권총으로 자살했다.

◇ 인터넷

90년대는 닷컴과 광섬유케이블의 버블 시대였다. 글로벌크로싱이나 월드컴 같은 회사들은 무려 300억달러를 광섬유케이블에 투자했다. 2001년 당시 사용되고 있는 선이 전체의 5%에 불과했다는 연구결과를 보면 버블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다.

결과는 참담했다. 수십억달러를 장밋빛 미래에 쏟아 부은 벤처캐피털들은 도산했고 IT주식은 폭락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인터넷의 인프라로 살아가고 있다. 인프라 자체는 전혀 손상되지 않은 것이다. 인터넷은 특히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산업의 발전은 대표적인 예다.

웹 2.0과 구글의 선전, 유투브와 마이스페이스의 즐거움이 가능한 것 역시 인터넷 버블의 유산이다.



◇ 부동산

2001년 미국에 닥친 여러가지 경제 위기 요인은 저금리로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에 거품을 몰고 왔다. 닷컴 버블이 꺼지자 부동산 버블이 생겨난 것이다.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부동산 버블 붕괴가 남긴 후유증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인터넷과 1920년대, 전신, 철도 버블과 달리 아직 부동산은 긍정적 측면을 발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 대체에너지

최근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의 관심은 온통 옥수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 온난화와 환경 문제가 선진국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대체에너지는 장밋빛 투자처로 떠올랐다. 이들은 이제 닷컴이 가고 와트(전력의 단위)컴이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심지어 이 기술이 지구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까지 선전한다.

재밌는 것은 이들 대부분이 닷컴 버블 붕괴의 현장에서 쓰라림을 온 몸으로 겪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에너지 버블이 지구와 인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남기는 것이 분명하다면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