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서 끊이지 않는 여러 사건들을 접하면서 오래전 '독재와 부정부패가 만연했던 시절'의 그림자가 떠오릅니다. 제 기억 속 대한민국은 과거에도 억울한 사람이 많고 정의가 때론 패배하는 듯했던 시기를 겪었습니다.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발전했다고 자부하는 우리 사회조차 이 정도라면, 세계 곳곳에서 정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들의 고통은 얼마나 클까 하는 비극적인 상상까지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은 때마다 불의에 맞서 뜨겁게 일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그런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굳게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과 사회 각 분야에서 불거지는 크고 작은 논란들, 그리고 일부 기업들의 윤리 문제까지 드러나면서, 우리가 추구해온 정의가 과연 어디까지 왔을까 하는 회의감마저 들게 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역설적으로, 저는 '대한민국에 큰 전환의 기회가 찾아왔나' 하는 희망적인 생각도 품게 됩니다. 그동안 숨어 있던 비리들, 기득권들이 아직도 암약하며 벌이고 있던 부패와 반칙들이 전면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런 문제들을 걷어내고 진정한 선진국으로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시기에 제 머릿속을 맴도는 영화가 바로 2013년 개봉작 <변호인>입니다. 이 영화는 독재 시절, 평범한 시민을 죄 없이 인생을 파괴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특히 법정에서 고문 경찰 '차동영'과 '송우석' 변호사가 대치하며 나누는 이 대화는 오늘날에도 두려움과 함께 분노를 야기합니다.
차동영: "변호사라는 사람이, 국가가 뭔지 몰라?!"
송우석: "압니다. 너무 잘 알지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그런데 증인이야말로! 그 국가를! 아무 법적 근거도 없이! 국가 보안 문제라고 탄압하고! 짓밟았잖소!!! 증인이 말하는 국가는! 이 나라 정권을 강제로 찬탈한, 일부 군인들! 그 사람들 아니야!!"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조작된 사건으로 억울한 사람들을 파괴하는 행위가 여전히 계속될 수 있다는 현실에 가슴이 떨어져 내리지만, 역설적으로 이번에야말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됩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믿음의 뿌리를 되짚어보게 합니다.

🎬 영화 정보와 제작 비하인드
- 감독: 양우석
- 각본: 윤현호, 양우석
- 주연: 송강호 (송우석), 김영애 (최순애), 오달수 (박동호), 곽도원 (차동영), 임시완 (박진우)
- 개봉: 2013년 12월 18일
- 시간: 127분(2시간 7분)
- 국가: 대한민국
- 언어: 한국어
- 흥행 수익: 82,817,194,000원 (최종)
- 주요 수상: 제35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수상
<변호인>(한국 한자: 辯護人, 영어: The Attorney)은 2013년 개봉하여 천만 관객을 돌파한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웹툰 작가로 활동하던 양우석 감독의 첫 연출작으로,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맡았던 '부림 사건'을 모티프로 제작되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한 만큼 영화는 시대의 아픔과 한 변호사의 각성을 깊이 있게 다루며, 2014년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상업적인 성공을 넘어, 많은 이들에게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고 다시 한번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임시완 등 배우들의 명연기는 영화의 메시지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특히 송강호 배우의 열연은 관객들에게 '송우석'이라는 인물에 깊이 몰입하게 하며, 그의 변화에 공감하게 만들었습니다.
"돈만 알던 변호사, 국가를 묻다": 송우석의 각성
영화의 주인공 송우석(송강호)은 1980년대 부산에서 돈 잘 버는 세금 전문 변호사로 승승장구하던 인물입니다. 소시민적이고 다소 속물적인 면모를 지녔던 그는 '공부하기 싫어서 데모하는 것'이라며 운동권 학생들을 비난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옵니다. 그가 자주 가던 단골 국밥집 아주머니 최순애(김영애)가 아들 박진우(임시완)**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어 한 달째 행방불명이라는 말과 함께 변호를 부탁해 온 것입니다.
처음에는 선약 핑계를 대며 머뭇거리던 우석은 순애 아주머니의 간절한 애원을 외면하지 못하고 구치소 면회를 갑니다. 접견실에 나타난 진우는 온몸에 시퍼런 멍자국을 달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습니다. 이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한 우석은 자신이 진우의 담당 변호인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 속물적이고 소극적이었던 그는 점차 변하기 시작합니다. 불법적인 고문을 일삼는 공안 당국과 맞서 싸우며,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법률가로서 진정한 정의를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의 변화는 개인적인 성공만을 좇던 삶에서 벗어나, '국가'라는 이름으로 억압받는 약자들을 위한 '인권 변호사'로 거듭나는 위대한 각성이었습니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 진정한 '국가'의 의미를 묻는 대사
영화의 가장 뜨거운 순간은 송우석 변호사가 법정에서 고문 경찰 차동영(곽도원)과 대치하며 '국가'의 본질을 묻는 장면입니다. 차동영이 "변호사라는 사람이 국가가 뭔지 몰라?!"라고 비난하자, 우석은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외칩니다.
"압니다. 너무 잘 알지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그런데 증인이야말로! 그 국가를! 아무 법적 근거도 없이! 국가 보안 문제라고 탄압하고! 짓밟았잖소!!! 증인이 말하는 국가는! 이 나라 정권을 강제로 찬탈한, 일부 군인들! 그 사람들 아니야!!"
이 대사는 군사독재 시절, '국가'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었던 불법적인 탄압과 인권유린에 대한 강력한 항변이자,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의 의미를 되새기는 울림입니다. '국가란 곧 국민'이라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 시절에는 목숨을 걸고 외쳐야 했던 진실을 송우석 변호사의 목소리를 통해 웅변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국민주권정부'를 이야기하고 과거의 부패를 척결하려는 노력 또한 이 대사가 지닌 의미와 맞닿아 있을 것입니다. 법적 근거 없이 개인의 삶을 파괴했던 '국가'가 아니라, 헌법 정신에 따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진정한 모습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메시지인 셈입니다.
불의에 맞서 던지는 계란, 그리고 바위의 운명
송우석 변호사의 각성은 박진우가 던졌던 의미심장한 질문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데모를 해가 바뀔 세상이면 내가 열두 번도 더 바꿨어. 세상이 그리 말랑말랑한 줄 알아? 계란 아무리 던져봐라, 바위가 뿌사지나'라고 말하는 우석에게 진우는 이렇게 답합니다.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기고, 계란은 아무리 약해도 살은 기라꼬, 바위는 뿌사지가 모래가 돼도 계란은 깨어나서 그 바위를 넘는다, 그카는 얘기는 모릅니까?"
이 대사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작은 저항이 결국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을 상징합니다. '부림 사건'은 당시 독재 정권의 폭력 앞에서 개인이 얼마나 무력했는지를 보여주지만, 송우석 변호사라는 한 개인이 그 불의에 맞서 던진 '계란'은 결국 '바위' 같았던 독재 정권의 민낯을 드러내고, 우리 사회 민주화의 초석이 됩니다. 영화는 이 과정을 통해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끊임없이 강조합니다.
변호인이 남긴 것: 끝나지 않은 희망과 과제
<변호인>이 개봉하고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정의가 무너지는 순간들을 목도하며 좌절하고 분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불의에 맞서는 한 사람의 용기가 얼마나 큰 파동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그리고 '국민주권'의 의미를 잊지 않고 끊임없이 되새겨야 함을 강력하게 일깨워줍니다.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조작된 사건으로 억울한 사람들을 파괴하는 행위'가 여전히 계속될 수 있다는 현실에 가슴 아프지만, 역설적으로 이번에야말로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진정한 선진 민주주의 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됩니다. 영화 속 송우석 변호사의 외침처럼, 우리가 '국가란 국민'임을 잊지 않는 한, 정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희
망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 영화 속 명대사
- 차동영: "변호사라는 사람이, 국가가 뭔지 몰라?!"
- 송우석: "압니다. 너무 잘 알지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그런데 증인이야말로! 그 국가를! 아무 법적 근거도 없이! 국가 보안 문제라고 탄압하고! 짓밟았잖소!!! 증인이 말하는 국가는! 이 나라 정권을 강제로 찬탈한, 일부 군인들! 그 사람들 아니야!!"
👉 [영화 <변호인> 보러 가기] (넷플릭스, 티빙, 왓챠 등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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