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t remember to forget you."— 올드무비 속 명대사
레너드 셸비(가이 피어스 Guy Pearce분), 그는 전직 보험 수사관이었다. 그는 이름도, 자신의 과거도 기억한다. 하지만 단 하나—지금 이 순간 이후의 기억은 10분을 넘기지 못한다. 영화 《메멘토 (Memento, 2000)》는 한 남자가 안고 있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라는 질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의 머릿속은 매 순간이 새로움이다. 방금 전 만난 사람도, 방금 전에 한 말도 그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아내를 죽인 존 G를 찾아야 한다”는 복수의 목적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단순한 기억상실을 다룬 영화가 아니다. 시간의 순서를 뒤섞어놓은 역방향 내러티브 구조는 관객이 레너드의 혼란을 그대로 경험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도 마치 기억이 사라진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이야기의 퍼즐을 하나씩 맞추어가게 만든다.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다
레너드는 잊지 않기 위해 문신을 새긴다. 중요한 단서나 경고는 그의 몸 어딘가에 문신으로 남겨지고, 폴라로이드 사진은 만난 사람들의 얼굴과 그들의 정체성, 신뢰 여부를 기록한다.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놓치는 것이 아니다. 신뢰, 판단, 정체성 같은 인간의 핵심적인 기능이 흔들리는 일이다. 그래서 레너드의 복수는 단지 누군가를 향한 분노가 아니라,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잊지 않으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그의 기억상실은 뇌의 해마(hippocampus) 손상으로 인한 것으로, 이는 과학적으로도 실재하는 현상이다. 선행성 기억상실증은 새로운 기억을 저장할 수 없는 상태이며, 영화는 이를 매우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과거의 기억은 살아 있으나, 새로운 기억은 허공에 흩어지고 만다. 따라서 레너드의 삶은 매 순간이 '처음'이고, '과거의 나'가 남긴 메모와 지시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단기기억, 인간 사고의 핵심
이야기의 중심에는 기억이 있지만, 영화는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차이, 그리고 그 한계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단기기억은 컴퓨터의 **RAM(Random Access Memory)**에 비유할 수 있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도, RAM에 불러오지 못하면 그 정보를 사용할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의 사고도 의식 위에 떠오른 정보, 즉 단기기억에 올라온 내용으로만 이루어진다.
놀랍게도 우리의 장기기억은 2,000만 권의 책을 저장할 수 있을 정도의 방대한 용량을 지닌다. 하지만 단기기억은 그 방대한 정보 중 극히 일부분만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 이 한계가 인간 사고력의 경계가 되며, 실수와 착각, 반복이 이곳에서 발생한다. 영화 《메멘토》는 단기기억이 사라진 존재의 삶이 어떻게 무너지고, 또 어떻게 다시 설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평가와 유산
《메멘토》는 2001년 아카데미에서 각본상과 편집상 부문 후보에 올랐고, 비평가협회상,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새틀라이트상 등에서 수상하며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비선형 서사와 철학적인 주제는 영화팬들에게 “반드시 두 번 봐야 할 영화”라는 별명을 안겼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세계적인 명성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영화 속 명대사
"I can't remember to forget you."
“당신을 잊어야 한다는 것도, 나는 기억할 수 없어요.”
"We all need mirrors to remind ourselves who we are."
“우리는 모두 거울이 필요해요. 내가 누구인지를 기억하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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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제 1 교시 교육학 시간: 단어에서 이야기까지 - Learn 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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